우선 방탈 죄송합니다..여기에 저보다 나이 많으신 분들이 많은 거 같아서 조언 좀 구하려구요.
저는 막학기 남기고 휴학한 대학생입니다. 어릴때부터 가정 내에서 장녀로 많은 부담을 받아 우울증, 홧병,불안장애, 공황장애가 생겨서 휴학을 했습니다. 휴학 중 학교 심리상담센터 선생님과 의사 선생님의 조언으로 체험형 인턴(단기 아르바이트)에 도전했습니다. 운좋게도 6달짜리 체험형 인턴이 붙어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단기 아르바이트라 최저시급을 받으면서 일하고 있어요.
얼마 전 첫 아르바이트 월급을 받아서 부모님이 한 턱 내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5-6번 정도 가족 외식을 했습니다. 친구들과 술마시고 놀러다니고 싶었지만 엄마아빠 말대로 그건 돈 낭비라 놀러다니는데 한푼도 쓰지 않았습니다. 얼마 안되는 돈이지만 엄마아빠 위한다는 생각으로 사소한 야식, 선물도 많이 사드렸어요. 남동생도 일주일에 2번정도 2만원 3만원 용돈 줬구요. 이게 잘못됐던 걸까요..엄마, 아빠, 남동생, 사촌동생까지 제게 돈돈 거리면서 돈을 요구합니다.
2주에 한번씩 가는 할머니 선물을 최소 5만원 이상짜리로 사라고 하질 않나, 남동생은 제 얼굴 볼때마다 용돈을 달라고 소리지르고 욕합니다. 외삼촌네도 제가 단기 아르바이트 하는 걸 알아서 그런지 할머니집 현관 문턱 들어가면서부터 사촌동생들이 용돈달라고 난리입니다. 원래 인턴 월급으로 취업 수험에 필요한 것들을 사려고 했는데 이렇게 돈이 나가서 돈이 없습니다.
저는 취업한 게 아니라 단지 6개월 최저시급 받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건데 취업한 사람 마냥 취급하며 온 집안 사람들이 돈내놔라 선물 내놔라 해요. 최저 시급 받아서 말그대로 빠듯한데 돈이 있는데도 주기 싫어서 없는 척 한다고 몰아세웁니다.
엄마한테 진짜 돈이 없어서 못 주는 거라고 했는데 다른 집은 아르바이트 하면 엄마한테 다 준다며 오히려 제가 배은망덕하고 이기적이고 막돼먹은 ㄴ ㅕ ㄴ이 됐어요. 저는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한푼도 저를 위해 쓴 적이 없는데도요. 저는 엄격하고 궁핍하게 자랐지만 남동생은 풍요롭고 자유롭게 자라고, 사촌동생들도 저희 집 덕분에 풍요롭게 자란 걸로 보면 우리집이 중산층은 되는 거 같아요. 그런데도 가족들은 자꾸 저를 돈으로 몰아세웁니다.
기족들의 이런 태도에 굉장히 억울하고 울화통이 터지는데 제가 우울증, 홧병, 불안장애, 공황장애가 있어서 과민반응하는 걸까요? 다른 집 딸들도 아르바이트 하면 그 월급들 모두 가족에게 보내주나요? 제가 지금 아픈 상태라 객관적인 판단을 못 내리는 거 같아서 조언을 구합니다.
+추가))생각보다 댓글이 많이 달려서 놀랍네요..
댓글 읽어보니 약간은 위로되는 것 같아요.
사촌동생을 챙기는 이유는 엄마가 어렸을 때 집에서 저보다 더 심하게 착취 당하고 집의 가장역할을 했어요. 두살차이 남동생인 외삼촌들을 엄마가 거의 키우다시피 했습니다. 그렇다보니 경제 능력이 없는 외삼촌(엄마의 동생)의 자식인 사촌동생들도 기가 죽을까봐 엄마가 나서서 저희 집에서 양육했죠. 어릴적부터 자기 몫을 보장받은 남동생과 달리 장녀인 저는 자연스럽게 한살차이 사촌여동생에게 나눠주며 컸어요.
제 생각엔 엄마의 장녀 역할이 제게 되물림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희 집은 중산층이 맞아요.부모님이 자수성가 하셔서..국가장학금 같이 나라에서 지원 받는 현금성 복지(?)에 한번도 속한 적이 없습니다. 동생도 사교육을 많이 받았구요. 딸처럼 키운 한살터울 사촌동생 고3때 사교육비도 집에서 지원해줬습니다. 용돈 달라던 사촌남동생도요..
집에서 유일하게 저혼자 인서울 상위권대 출신이라 혜택을 많이 받았으니 상대적으로 대입결과가 나쁜 동생들에게 뱉어내야 된다는 말, 영재 출신임에도 생각보다 학교를 잘 못 간 것, 우울증, 불안장애, 공황장애 등으로 휴학한 것 등의 저의 잘못으로 가족 앞에서 더 많이 위축됐던 것 같아요..
댓글의 조언대로 이제 독립하려고 노력해보려고요. 한편으론 제가 위에 적은 잘못들을 했는데 더 큰 죄를 짓는 거 같은 생각도 듭니다. 내가 죽어야지 엄마아빠한테 이 죄를 갚을 수 있겠다 싶어요. 그렇다고 집에 남아서 동생한테 폭언, 맞는 것도 싫고.. 양가 감정이 드네요..그래도 죽는 거보단 독립하는 게 나으니깐 독립하려구요. 우울증, 불안증, 공황장애 치료도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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