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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판] 동생을 대체 얼마나 돌봐줘야 하나요?

딱딱키보드 2023. 5. 1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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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조언 구하려고 글 씁니다. 방탈 정말 죄송합니다.



우선 설명드리자면 저는 20살인 대학생이자 장녀이고 나이차가 꽤 되는 동생들이 있어요. (중학생, 초등학생, 3n개월)


저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시작해온 작은 사업이 있습니다. 그때부터 부모님으로부터 용돈은 안 받은 지 오래이고, 인강이랑 문제집 같은 부분도 제가 혼자 벌어 구입했습니다. 현재도 이어가고 있고 일부 생활비라도 집에 보태자는 마음으로 열심히 일합니다. 나름 독립적으로 커왔다고 생각해요.


추가적으로 밥은 중학생일 때부터 지금까지 집에서 제가 대부분 맡았고, (부모님 식사, 동생 밥 전부) 그 외 집안일은 적어도 저+동생들 몫까지 해왔습니다. (제 입장에서 쓴 게 아닌 전부 사실입니다.



현재 집안에서 갈등이 생기게 된 이유는 3n개월 된 막내동생입니다. 중학교 막바지일 때 갑작스럽게 늦둥이 동생이 생겼다는 소식을 들었고, 부모님은 (두분 다 재택근무) 맞벌이라 저와 동생들이 많이 맡아서 봐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그 당시에는 많이 당황스러웠지만 지금은 너무 예쁜 동생이예요.


그러나 고등학교로 올라가며 바빠진 탓도 있고, (당시에 온라인 스쿨 하다가 자퇴 후 검고 땀, 2023학년도 수능 봄) 저는 학업과 일을 우선이라고 여겼기에 동생을 충분히 봐주지 못했어요.


그래서 동생을 봐줄 때는 하루 한번 배고프다고 할 때 밥 챙겨주고 시간 내서 틈틈히 놀아주는 정도로는 봐 주었지만, 부모님께서 기대하신 정도로 매일 온 신경을 집중해서 몇 시간씩 봐주지는 못했어요. (그 부분은 거의 초등학생 동생이 해줌)


집에 동생을 봐줄 사람이 없고 동생은 학교 가있고 저마저 일하느라 바쁠 때는 보통 막내동생이 유튜브를 보곤 했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 엄마가 많이 화나신 것 같아요. 


초등학생인 니 동생도 아기랑 잘 놀아주는데 다 큰 너는 뭐냐, 갓난아기한테 스마트폰은 왜 쥐어주냐 미쳤냐, 너는 동생 볼 면목도 없고 누나의 자격이 없다면서 말씀하셨어요. 


지금 중학생, 초등학생인 동생들은 어릴적 제가 엄마같이 정말 잘 봐줬었다고 얘기하시면서 어린시절의 저와 지금의 저를 계속 비교하시고, 저를 책임감도 가족에 대한 사랑도 없는 사람이라며 비난하세요. 동생 태어난 이후부터 지금까지 이런 소리를 거의 매일, 매번 들었습니다.


저는 동생을 그렇게까지 맡아 봐주는 게 자신이 없고 엄마도 많이 바쁘시면 어린이집을 보내면 어떠냐 제안해 보기도 했지만 말도 안 통하는 어린애를 어린이집에 보내라는게 사람이냐고 하십니다.



솔직히... 정말 어떡하라는지 모르겠네요. 저는 제 할일은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예요.


물론 부모님이 동생을 기르시는 데 있어서 저보다 훨씬 힘드신 게 맞아요. 그 생각에 저도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려고 해왔는데 이젠 한계인가 봐요. 요즘 들어서는 제가 같이 그 힘듦을 감당하는 걸 당연시하는 게 애초에 맞는 걸까? 왜 이걸로 내가 비난받아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사실 모르겠어요. 이런 생각 자체를 하는 게 제가 못돼먹은 것 같기도 해요. 

오늘도 동생 밥 해주고 잠깐 놀아주다 일하러 방으로 왔는데

 조금 전 카톡으로 장문 날아왔어요. 생각이 참 많아지네요.






부모님을 욕하려고 쓰는 글이 절대 아니고, 저보다 지혜로운 어른분들께 조언 구하려는 것이 다입니다. 저는 가능한 한 이 상황을 잘 헤쳐나가고 싶어요. 


저희 집 상황을 남들이 봤을 때 어떻게 보이는지 궁금하고, 동생을 키우는 게 누나의 일반적인 책임인지도 궁금합니다. 


혹여나 이 글을 읽고 제가 누나로서 못하고 있는 게 보인다면 따끔하게 얘기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고칠 부분이라면 고치겠습니다.


절 욕하려면 절 욕하시고, 상황에 대한 조언이나 부모님께 어떻게 제 입장을 좋게 말씀드리면 될지 조언해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장녀들 모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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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제게 이렇게 많은 격려와 공감을 주신 덕분에 글을 다시 쓰게 되었습니다.





달아주신 댓글들 보면서 많은 위안을 얻었어요. 지쳐가던 요즘인데 저에게 정말 필요했던 말들이었던 것 같아요. 다들 정말 감사합니다. ㅜㅜ!!! 힘내서 더 나은 방향으로 살아가고자 노력할게요.





사실 독립을 한참 전부터 진지하게 생각했고 나름대로 계획도 세워 보았지만 결정내리는게 쉽지만은 않았어요. 정말로 내가 어린 마음에 내게 주어진 의무로부터 도망치려는 걸까 불안했고, 동생들과 부모님이 무엇보다 마음에 걸렸어요. 저는 제가 제일 소중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도 이제 눈앞이 트이는 것 같고.. 더 확실하게 저의 길을 가고 싶어졌어요! 막연하게 느껴졌던 독립인데 어떻게든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 생각에 확신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힘들 때마다 이곳에 찾아와서 마음 다잡겠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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