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에 결혼했습니다.
남편은 결혼 전부터 자기는 시집살이 절대 안시킨다고, 명절 생신 등등 걱정하지 말라고 강조했었어요.
실제로 남편은 시댁이랑 별로 안친해 보였고, 시댁에서도 저를 방문이나 연락 등으로 귀찮게 하는 일이 없었어요.
그런데 남편은 제가 제 부모님께 연락드리는 것도 싫어합니다.
그렇다고 남편과의 시간을 방해할 정도로
너무 자주 연락한 것도 아니고 일주일에 한두번 정도 연락한거에요.
남편이 어느순간 불만을 말하더라고요. 대화 패턴은 매번 아래와 같았어요.
남편: 아니 나는 너 배려해주려고 부모님과 연락 잘 안하는데 너는 너무 과하게 하는거 아니야?
나: 내 부모한테 내가 연락하는데 뭐가 문제야? 시댁에는 연락 안해서 그래? 그러면 시부모님께도 안부인사좀 드릴게
남편: 내가 그런건 안해도 된다고 했잖아. 하여간 애도 아니고 친정에 연락좀 하지 마
남편이 이러다보니 저희 부모님께는 찾아가지도 못하겠더라고요.
실제로 신혼여행 다녀와서 한번 찾아간게 전부입니다.
그래도 이번엔 어버이날이라 양가에 당연히 방문하게 될 줄 알았어요. 그런데 남편이 완강히 반대하더라고요.
남편: 야 이렇게 3일 연속으로 쉬는 날이 얼마나 있다고 이런 날에 양가 방문하느라 시간을 날려? 내가 시집살이 안 시킨다고 했지? 그만큼 너도 나를 배려해라.
나: 아니 그래도 결혼 후 첫 어버이날인데 아무것도 안하고 그냥 넘어가자고? 그럼 나 혼자라도 친정 좀 다녀올게. 결혼하고 한번도 안 찾아갔잖아.
남편: 야 우리 결혼하고 첫 연휴인데 나 혼자 보내라고? 절대 안돼
남편이 하도 완강하게 주장하다보니 결국 어버이날에도 전화로 연락만 드리고 찾아뵙지 못했어요.
솔직히 서럽더라고요... 결혼하면 독립적인 가정을 꾸려야 하는 건 맞지만 이렇게 연락도 방문도 못하게 할줄은 몰랐네요..
차라리 시집살이를 당하는 한이 있어도 친정에 조금은 자유롭게 연락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남편은 "나처럼 시집살이 안시키는 남편 있으면 나와보라그래"라며 고마운줄 알라고만 합니다.
제가 너무 결혼하고도 정신 못차리고 있는걸까요? 남편 말대로 결혼했으니 부모와는 큰 거리를 두고 지내야 하는건가요..?
추가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댓글 달아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제가 집에서 부모님께 연락드리면 남편이 바락바락 화를 내서 요즘 부모님과의 연락은 회사에서 하고있어서 괜찮아요. 그래도 내 집에서 남편 눈치 보느라 부모님께 연락을 못드린다는게 좀 속상했어요 (남편이 재택근무라 매일 집에만 있어요...) 또 부모님을 회사에 부를수도 없고, 어버이날에 찾아뵙지도 못하게 하고, 이러다 명절에도 못 가게할까봐 속상해서 글을 올려보았습니다.
남편의 눈치를 왜 보냐는 분들도 계실텐데 연애때부터 남편이 눈깔이 돌면 미친 짓을 많이 해왔어요. 길거리나 카페에서 싸우거나 소리지르고 물건 던지는 경우도 많았어요. 남편이 이럴때마다 제가 무서워져서 남편 의견에 수용하고 살았던 적이 많은 것 같아요.. 그럼에도 평상시에 다정다감한 모습이 보여서 이 정도는 참아야겠다는 생각에 결혼까지 했었는데, 부모님과의 연락 문제로도 이런 모습을 보일 줄은 몰랐네요... 이런 문제를 예상 못하고 결혼을 진행했던 부분은 제가 반성하고 있습니다.
남편의 행동이 가스라이팅의 전조가 맞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드네요... 우선 절대 아이는 갖지 말고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모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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