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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판] 아이 식습관 문제로 인한 부부갈등

딱딱키보드 2023. 5. 27.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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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내와 남편 입장 최대한 서로 하는 대화말을 그대로 쓸테니
누구의 입장이 더 이해가 되시는지 혹은
조언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상황

아이 37개월 남아
남편 키 177 / 아내 키 163
태어날때는 3.5kg 정도 큰편으로 태어났지만
분유먹을 때부터 지금까지 쭉 잘 먹지않아
키/몸무게 퍼센타일 쭉쭉 내려옴
최근 영유아검진때 하위 5% 로 나옴
아이가 식욕, 식탐이 거의 없고 입이 짧고
식감, 맛, 향 등 모든 부분에서 입이 매우 까다로움
그래서 편식 심해서 모든 야채는 모르고 먹지 않는 이상 먹지않음
어린이집에서도 점심밥을 다 먹는다고는 하는데
대부분 밥과 메인고기반찬 정도만 먹어서 양이 적음
어린이집 간식도 일주일 중 3번은 아예 안먹는다함
(일주일 중 3번은 본인이 싫어하는 종류의 간식)
아무리 배고파도 조금의 허기만 채워지면 바로 그만 먹으려함

아내는 TV나 유튜브를 보여주면서라도 어떻게든 먹이려함
유튜브는 최근 자제는 하고 있지만 대신
식탁에 장난감들을 바리바리 갖고오게해서
아이는 장난감 가지고 놀고 아내는 옆에서 계속 떠먹여줌
이렇게 해도 양이 다른 아이들 비해 크게 많지는 않음
(아이가 어느순간 되면 안먹으려함)
밥 외의 간식도 아이 놀고있을때 옆에서 중간중간 먹임
남편은 이 모든 상황들이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하는 상황




-남편

벌써 4살이다
이제 스스로 떠먹고 배고프면 먹고 배부르면 안먹고 해야할때다
언제까지 아이는 손하나까딱 안하고 떠먹여줄순없다
이렇게 먹이면 아이가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도 안생기고
배고픔도 모른다


-아내

나도 아이 식습관 잡아주고싶다
그렇게해야 나도 편하다
근데 원래 평범하게 먹는 아이이고 지금 잠깐 안먹는거라면
절대 내가 이렇게 먹이려고 하지 않을것이다
신생아때부터 쭉 너무 안먹던 아이라 스트레스가 극심하다
하지만 애는 키워야할것아니냐
이렇게 노력해서 먹여도 이정도밖에 안컸고
어린이집에서도 다른 아이들과 한뼘이상 차이가 나는데
내가 놔버릴수는 없다
특히 남자아이라 더욱 신경이 쓰인다


-남편

그 부분은 이해가 가지만 아무리 그래도
3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지금이라도 잡아줘야한다
키는 때되면 큰다
나도 어렸을때 쭉 작았다
중학생때 이후 확 큰거다
키크는 속도도 유전이다
우리 아들도 분명 그 속도대로 클것이다
잘 먹는다고 무조건 크고 잘 안먹는다고 무조건 작은건 아니다
키는 결국 유전이다
너무 걱정하지말고 지금부터라도 밥상머리 교육 해야한다


-아내

나도 머리로는 키는유전이다 나중에 결국 클거다
계속 위안삼고 있지만 그래도 지금이 너무 작아서 걱정된다
이렇게라도 안하면 아예 안클것만같다
그때돼서 후회하면 늦는다 후회하느라 더 우울해질것이다
일단은 어렸을때가 골든타임이라 하니
조금만 더 최대한 먹여보자
어린이집 다른 엄마들도 물어보니
스스로 먹는 아이들 없단다
전부 다 떠먹여주고 티비보여주고 한단다


-남편

그럼 밥 대체될만한 것들을 자주, 많이 먹여보자
밥만 많이 먹는게 답은 아니다


-아내

너도 알잖냐
아이가 밥먹기를 싫어하는것 뿐만 아니라
모든 음식에 입이 짧다
우유도 안먹고 좋아하는 초코과자도 한봉지는 커녕
1/3도 못먹는다
대체영양음료 찾아서 먹여보려고 해도
내가 옆에서 붙잡고 안먹이면 2모금 먹고 안먹는다


-남편

그럼 그냥 그게 아이의 양인거다
억지로 먹이려하지말자
아이가 배고파할때 먹이자
배고플때까지 굶겨봐라


-아내

굶겨봤다. 막 배고프다고 밥달라해서
너무 기쁜 마음에 밥 얼른 차려서 줬는데
3숟갈 먹고 또 딴짓하고 놀고싶다고 하더라
어느정도 입짧은 아이면 내가 이렇게 안한다
유별나게 심각하게 안먹는데 내가 엄마로서 그냥 포기해야하냐





대충 거진 3년동안 반복된 싸움입니다
분유 먹일때부터 아내는 장난감을 흔들던 노래를 불러주던
어떻게든 먹이자 주의였고
남편은 그게 전혀 이해가 안되는 입장이었습니다.
누구의 말이 더 이해가 되시나요.
부부갈등이 요새들어 너무 심각해져서
조언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아이 밥 잘 먹게하는 법 좀 없나요..
그거 말고는 부부갈등 1도 없는 부부입니다..

 

 

 

 

 

추가




와.. 댓글들 정말 감사합니다 ㅠㅠ
낮에 쓰고 육퇴 후 생각나서 들어왔더니 이렇게나 많은 댓글이..
일단 저는 많이들 예상하셨겠지만 아내입니다.
밥 안먹는 아이들 많은건 알고있었지만
이렇게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시니 정말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ㅠ
사실 글 쓰기 전에는 대부분 저를 욕하실거라 생각했거든요..

어쨌든, 역시나 댓글에서도 의견이 꽤 갈리네요 ㅠ
저도 아이 낳기 전엔 밥상머리교육이 제일 중요하다 주의였어요.
'우리는 애 낳으면 절대 유튜브도 보여주지 말고
안먹는다 떼쓰거나 반찬투정하면 그냥 밥 치워버리자'
이렇게 남편과 얘기할 정도였구요.
근데... 아이 낳아보니.. 특히! 지독히도 안먹는 아이 낳아보니
정말 별수없더라구요...
잘 먹어도 잘 크고 있다면 그래도 식습관 더 많이 신경썼겠죠..
근데 정상 체중으로 태어나서 첫번째 영유아검진부터 평균 미만,
영검 갈때마다 퍼센타일이 쭉쭉 떨어지는데....
그거 보고도 어떤 엄마가 바로 밥을 치울 수 있을까요.....

댓글에서 말하는 방법들 대부분은 저도 해봤어요 ㅠ
한약 먹여봤구요, 엄청나게 뛰어놀게도 해봤구요
의사 상담? 당연히 받아봤구요
(의사는 이정도 퍼센타일이면 어떻게든 먹이라는 말..
그리고 영양소 골고루 섭취해야한다 정도...)
본문에 썼던것처럼 굶기기 당연히 해봤구요.
혼내기도 해봤고 도깨비아저씨 온다고 겁도 줘보고
애걸복걸도 해보고 스트레스가 너무 쌓여 그러면 안되지만
애 앞에서 오열도 해봤고....
한입먹으면 세상 떠나갈듯 크게 칭찬도 해봤고
같이 요리도 해봤고...
밥 치울거야, 너 간식 없어, 이제 껌껌해지면 밥줄거야,
협박도 해봤는데 오히려 야호 하면서 좋아하더라구요.....
더 열받아서 손이 부들부들거렸네요....
몇몇 댓글에도 나온것처럼
진짜 안먹는 애는 굶겨도 오히려 밥먹는 시간 아껴서 놀수있다고
좋아하더라구요...
게다가 아직 어리니 나중에 에너지가 없으면
그게 밥을 안먹어서 힘이 안나는줄도 몰라요..
배가 아픈줄 알기도 하더라구요..
그래서 잠도 잘 못자고 악순환......

이런저런 방법들 다 겪어보고난 후
제가 선택한 방법이 결국 본문 내용이었던거죠..
물론 저보다 더 현명한 엄마였다면
뭔가 다른 방법이 있을수있겠죠?
저도 제가 현명하지 못한 방법이란걸 분명히 알고있고
매 끼니 자책하면서도 포기하지못하고 그렇게 먹이고 있습니다...

댓글들 많이 보면서 위로도 됐고 조언도 됐네요
어쨌든 제 방법은 분명 잘못된거니 고쳐보고
다른 방법을 좀더 찾아봐야겠어요..
그리고 남편과도 댓글 보면서 대화나눌게요
절 공감해주시는 분들, 조언해주신분들,
심지어 절 비난하신 분들도 모두 감사합니다.
공감이든 조언이든 비난이든 모두 저에게 도움이 될것같네요.
아이들 키우시는 부모님들 모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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