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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판] 6년 백수 언니, 이게 등골 빼먹는 거 아닌가요?

딱딱키보드 2023. 6. 1.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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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방탈 죄송합니다.
언니와 크게 싸웠는데 너무 화가 나고 억울해요..
저는 올해 20대 중반이 되었고 언니는 30대 초반입니다.
언니가 몸이 안 좋고 우울했어서 사회생활을 늦게 시작했어요.
6년을 놀았고 작년부터 일을 시작했는데
최근 들어 계속 그만 두고 싶어하는 눈치더라고요.
자기는 사회생활 하는 게 체질에 안 맞고 너무 쉬고 싶대요.
문제는 언니랑 저랑 둘이 나와 살고 있다는 거예요.
생활비가 도저히 감당이 안 되니 두세달 쉬더라도
다시 일을 했으면 싶은데 아무 생각도 계획도 없습니다.

저는 전문대 졸업해서 지금까지 쉬지 않고 일했습니다.
제 돈으로 먹고 입고 했고 형편도 안 좋은 편이라
대학 졸업 후에는 아주 가끔 10만원 정도 용돈 주시는 거 외에
부모님께 받은 거 없어요.
그런데 언니는 돈을 안 벌어서 부모님이 적금처럼
목돈을 100, 200씩 분기별로 보내주시더라고요.
제가 몇 달 일해야 버는 돈 언니는 누워서 번 셈이지만
그래도 이해했습니다.
부모님께서 저에게 정말 미안하다, 나중에 갚겠다며
혹시 언니 결혼하게 되면 자금 보태줄 수 있냐 하시는 거,
저 몸 안 좋고 힘들어서 직장 그만두고 싶을 때마다
언니가 돈을 안 버니 너가 조금만 더 일해줄 수 없겠냐
그러시는 거 그것도 이해했습니다.
그렇다고 부모님께서 제가 번 돈을 가져가신 적은 없거든요.

집안 사정상 언니와 둘이 나와 살게 되었는데
작은 자취방 보증금은 감사하게도 부모님이 해주셨고
책상 침대 화장품 노트북 등 가구, 기기들 다 제가 샀습니다.
언니 밥값까지 제가, 가끔 언니 헬스비나 그런 것도 제가,
생일이라도 되면 옷이나 신발도 제가 사줬지만
밥값이나 선물 같은 건 뭐 괜찮아요.
이렇게 돈은 다 제가 썼는데 항상 어디 가서 지인들 만나면
본인이 장녀라 압박감, 책임감이 심하다고 하소연 합니다.
부모님 나이도 드셨는데 빨리 경제적으로 일어서야 한다고요.
다들 힘들겠다 위로해주는데 속에서 천불이 난 상태에서
본인 직장 그만두고 싶다 소리 들으니 눈이 돌더라고요.
그래서 넌 식충이냐 등골 브레이커냐 소리 질렀어요.
내가 너 때문에 어떻게 살았는지 아냐고 나도 쉬고 싶다고요.
그랬더니 부모님의 저를 향한 은근한 압박도,
제 힘들었던 시간들도 전혀 몰랐대요.
부모님이 그러셨으면 나한테 말을 하지 나 돈 필요없는데 하면서
굶어죽더라도 너 일 그만두게 해달라고 부모님 설득했을 거래요.
그리고 너한테는 내가 용돈 타가거나 받은 거 없고
그런 압박을 준 건 부모님인데 왜 나한테 그러냐 하더라고요.
그냥 할 말이 없어요.
가족 한 사람이 오래 쉬면 집안에 얼마나 타격이 큰지조차
이해를 못하니 더이상 무슨 말을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맞아요. 저한테 직접적으로 용돈 타간 적은 없어요.
그런데 제가 돈 없다는데도 외식하자 하고는 계산할 때
부모님이 비상용으로 언니와 저에게 하나씩 주신 신용카드
그것도 자기 것도 아니고 제가 가진 신용카드로 긁으라는데
차마 부모님 돈 쓸 수 없어 결국 내 돈 쓰게 만들고.
같이 헬스 등록하러 가서는 상담 잘 마치고
둘 다 몇 개월 패키지로 끊기로 다 결정 내려놓고는
갑자기 나 돈 없다 그래서 제가 쓰게 만들고.
이게 정말 맞는 거예요?
주변 사람들에게 장녀니 어쩌니 하며 생색이나 내지 말지.
누구한테 하소연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진짜 본인은 저한테 미안한 부분도 있지만 부모님 탓이 크다 하고
왜 맨날 니 돈 내 돈 가르냐 그런 소리나 하고
저도 든든한 오빠 든든한 언니 밑에서
가끔 밥도 얻어먹고 용돈도 받아보고 그렇게 살고 싶은데
눈물 나고 힘들어요 정말.
쓰고 보니 저도 호구 같은데 제 욕 하셔도 돼요.
진짜 제가 생각해도 바보 같아요.
학생 때 얼른 어른되어 돈 벌고 싶었는데
누구도 알아주지 않고 내 사정보다는 항상 언니의 상황에
공감해주는 사람들 때문에 정말 지쳤어요.
자기가 어떤 짓을 한 건지 끝까지 모르는 언니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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